
로맨스판타지
빙설의 서명
작가 네온
줄거리
낯선 소설 속 북부 성에서 눈을 뜬 엘린은 악역 공작의 처형까지 남은 7일을 바꾸기 위해 장부와 밀서를 붙든다. 차갑게만 보였던 공작과 가까워질수록, 그녀가 믿어 온 기록과 사람들 사이에 어긋난 서명이 드러난다.
미리보기
피 묻은 해고장이 엘린의 손등 아래에서 찢어진다. 문밖의 남자가 낮게 센다. “10분.” 북부 성의 종이 창밖에서 6번 울리고, 그녀는 자신이 왜 이 장부 위에 엎드려 있는지 모른다. 잉크 냄새와 철 냄새가 섞여 목구멍을 긁는다.
은테 안경은 바닥에 떨어져 있고, 장갑 손가락에는 마르지 않은 붉은 얼룩이 번진다. 문틈으로 검은 군복 자락이 멈춘다. “4만8000 린이 사라졌다, 서고 양. 설명하지 못하면 지하로 내려간다.” 숫자가 귓속에서 얼음처럼 부딪힌다. 원작 처형일은 3월 7일. 그런데 지금 그녀 앞에는 첫 장면에 없던 해고장이 있다.
문 아래로 들어온 찬바람이 해고장 모서리를 들춘다. 그 아래에는 엘린의 이름이 이미 적혀 있다.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필체, 그러나 손목 안쪽 근육이 그 곡선을 따라 움찔한다. 카엘의 부하가 복도에서 칼자루를 고쳐 쥐고, 금속이 가죽을 긁는 소리가 방 안까지 파고든다.
등장인물

엘린 서고
주인공
하루아침에 소설 속 악역 공작의 비서가 된 엘린은 처형까지 남은 시간을 숫자와 서류로 버티려 한다. 유능함만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믿던 그녀 앞에, 처음으로 믿고 싶은 사람이 나타난다.

카엘 루크레인
핵심 인물
카엘은 원작에서 반역자로 기록된 북부의 악역 공작이다. 그러나 그가 지키려는 침묵 속에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삼킨 진실이 있다.

세라핀 모어
의문의 인물
세라핀은 낯선 성에서 엘린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선임 비서다. 다정한 목소리와 완벽한 업무 처리 뒤에는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확신이 숨겨져 있다.

리비아 에론
핵심 인물
리비아는 황궁의 복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시녀장이다. 소문을 팔아 살아남던 그녀는 엘린이 묻는 질문들 속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편을 고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