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 신화적 판타지
태양의 손잡이
작가 카를로스 리베라
줄거리
7월인데 태양 아래서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한 지 90일째. 천체물리학자 한소연은 설명할 수 없는 태양의 냉각 앞에서, 과학의 한계와 자신의 한계를 동시에 마주한다.
미리보기
훗날 한소연은 모든 것이 끝난 뒤에도 그 7월의 추위를 기억하게 된다. 태양 아래 서 있으면서 외투 깃을 세워야 했던, 입김이 하얗게 피어올라 자외선 차단 크림 냄새와 뒤섞이던, 그래서 여름인지 겨울인지 몸이 먼저 혼란에 빠졌던 그 90일째의 오후를.
보현산 천문대 옥상의 체감온도는 영하 3도였다. 7월 14일, 오후 2시 37분. 소연은 92번째로 보정한 태양 표면온도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했다. 5,378K. 어제보다 정확히 1도 낮아졌다. 90일 전 이 숫자는 5,778K였다. 400도. 그녀가 평생을 바쳐 믿어왔던 물리법칙 어디에도, 이런 냉각 곡선은 존재하지 않았다.
소연은 오른손 검지를 입으로 가져갔다. 손톱 옆의 거스러미를 이빨로 뜯다가, 피가 배어나는 것도 모른 채 화면 속 숫자들을 응시했다. 90일 전에는 이 숫자가 0.1도 떨어졌을 때 센서 오류라고 웃었다. 60일 전에는 1도 떨어졌을 때 논문 주제가 생겼다고 기뻐했다. 30일 전에는 매일 정확히 1도씩 줄어드…
등장인물

한소연
주인공
태양이 꺼져가는 90일째, 모든 과학자가 포기한 자리에 홀로 남아 데이터를 쫓는 천체물리학자.

강정혁
핵심 인물
80억의 생존을 위해 차가운 결정을 내리는 UN 위기대응 특사, 그의 왼손 약지에는 반지 대신 자국만 남아 있다.

정원지기
핵심 인물
태양계들의 정원을 순찰하는 상위 존재, 엄격한 질서 이면에 오래된 후회가 잠들어 있다.

어린 신 '태하'
의문의 인물
장난감 태양계의 밝기 손잡이를 실수로 건드린 뒤, 혼날까봐 전전긍긍하는 어린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