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을 찍는 손
사회 드라마

도장을 찍는 손

작가 아오이 렌45

줄거리

지적장애가 있는 은지가 자신을 사랑한다 믿었던 남자와 혼인신고를 마친 직후, 서명 한 장이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온다. 사건을 맡은 여성 형사 서하은은 피해자의 진술서에서 오래 전 봉인해 둔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미리보기

구청 민원실의 형광등이 한쪽 끝에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혼인신고서 위에 놓인 도장은 아직 찍히지 않았다. 박은지는 둥근 나무 도장을 오른손에 쥔 채 손가락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톱이 짧게 깎여 있었고, 검지 옆에 바늘에 찔린 작은 상처가 있었다. 수놓기를 하다 생긴 것이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도장을 쥔 손목이 가늘게 진동했다. 옆에 선 남자가 그것을 보았다. 강준혁은 자신의 왼손을 뻗어 은지의 손을 감쌌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손이었다. "내가 잡아줄게." 그가 말했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마치 매일 하는 말처럼 자연스러웠다. 은지가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보조개가 패인 볼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같이 찍는 거예요?" "응. 같이." 두 사람의 손이 겹친 채로 도장이 내려갔다. 붉은 인주가 종이 위에 번졌다. 민원실 직원이 서류를 확인하는 동안, 준혁은 은지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은지가 손을 빼지 못한 것이다.

등장인물

박은지

박은지

핵심 인물

보조개 깊은 웃음, 바늘에 찔린 손가락. 사랑이라 믿은 것의 정체를 알게 될 때.

강수진

강수진

핵심 인물

시선을 피하며 말끝을 흐리는 여자. 그녀는 무엇을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못하는 걸까.

서하은

서하은

주인공

검은 코트에 볼펜을 딸깍거리는 형사. 진술서 속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강준혁

강준혁

의문의 인물

평범한 외모에 부드러운 목소리.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평판 뒤의 진짜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