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역사 / 판타지 스릴러
계유의 달, 돌아오지 않는 강
작가 카를로스 리베라
줄거리
조선 1453년 가을, 어린 왕의 운명이 흔들리는 그 계절로 한 남자가 떨어진다. 충의와 생존, 한 사람의 목숨과 수백 명의 운명 사이 — 그가 내딛는 모든 한 걸음마다 강물처럼 무거운 선택이 기다린다. 당신이라면, 그 자리에 서서 무엇을 고르겠는가.
미리보기
훗날 서진혁은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의 흙바닥에서 깨어났던 그 아침을 떠올릴 때마다, 2026년 서울대학교 국제학술회의장에서 자신의 심장이 멈추던 순간의 형광등 불빛과, 1453년 음력 10월의 서릿발이 동시에 제 관자놀이를 관통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는 왼쪽 관자놀이에서 흰 머리카락 한 줄기가 서릿발처럼 자라나는 것을 아직 알지 못했고, 자신이 누워 있는 이 돌바닥이 573년 후 유리 진열장 아래 보존될 바로 그 석재라는 것도 알지 못했으며, 다만 입안 가득한 피 맛과 등짝의 곤장 자국이 타오르는 통증만이 이것이 꿈이 아님을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학회장 단상에서 발표 도중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지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는 '계유정난의 재해석: 수양대군의 쿠데타 시나리오'라는 제목이 떠 있었고, 청중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누군가의 얼굴이 — 아, 그 얼굴이 — 573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지금 그의 눈앞에 서 있었다.
등장인물

월향
핵심 인물
빨래를 널며 밀서를 숨기는 궁녀. 절제된 침묵 뒤에 누구의 편인지 알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있다.

김종서
핵심 인물
6진을 개척하고 여진족을 물리친 전설의 노장. 칼자국이 남은 얼굴 위로 마지막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수양대군 이유
의문의 인물
아버지 세종이 외면한 둘째 아들. 부드러운 미소와 탁월한 지략 뒤에 10년간 갈아온 칼날을 숨기고 있다.

단종 이홍위
핵심 인물
아무도 믿지 말라는 아버지의 유언만을 안고 왕좌에 앉은 12살 소년. 용포는 그의 몸보다 크고, 왕관은 그의 머리보다 무겁다.

서진혁
주인공
573년 뒤의 미래에서 돌아온 역사학 교수. 주머니 속 지식은 무한하지만, 그것을 꺼낼 때마다 역사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