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협/대하 활극
국숫집 아저씨가 표국을 팔았다
작가 고래별
줄거리
망해가는 표국의 잔심부름꾼 복만이 창고에서 전설의 비급을 줍는다. 그런데 그 뒷장에 적힌 배신자의 이름은 20년 동안 그를 먹이고 재워준 국숫집 아저씨였다. 마을 상권을 통째로 건 비무가 시작되자, 복만은 무공을 증명할지 비급을 태워버릴지 골라야 한다.
미리보기
유시까지였다. 해가 서쪽 산마루에 걸리는 그 시각까지 은자 120냥을 내놓지 못하면 만안표국 간판은 뜯겨서 누구네 아궁이 장작이 될 판이었고, 복만은 지금 바로 그 간판 아래 창고 들보 위에 빈대처럼 납작 엎드려 있었다.
아래에서는 문짝이 울었다. 압류꾼 6명이 몽둥이로 창고 문을 두들기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요란했던지 옆집 암탉이 알을 낳다 말고 도로 집어넣었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문 안쪽에서는 늙은 노갑 영감이 빗장에 굽은 등을 대고 버티며 곰방대를 휘둘렀다. “이놈들아! 내가 말이다, 그날 밤에 산적 100명을 이 곰방대 하나로…” 쾅, 하는 소리에 그 100명은 허리가 뚝 끊겨 버렸다.
만수진 사람들은 훗날 그날 창고 먼지가 사흘을 가라앉지 않았다고들 했다. 그러나 들보 위의 복만에게 그 먼지는 사흘 뒤 얘깃거리가 아니라 지금 당장 콧구멍으로 쳐들어오는 적이었다. 재채기 한 번이면 끝장이었다. 복만은 코를 틀어쥐고 들보를 끌어안았다. 표사가 되겠다고 20년을 잔심부름으로 …
등장인물
복
복만
주인공
몰락한 표국에서 20년째 잔심부름만 해온 막내. 비급 한 권으로 표사가 될 기회를 잡았지만, 그 책 뒷장에는 그를 키워준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다.
방
방두석
핵심 인물
만수진에서 제일 싼 국수를 말아 파는 넉살 좋은 아저씨. 20년 동안 주워온 아이를 제 자식처럼 먹여 키웠지만, 누구에게도 자기 옛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서
서월아
핵심 인물
왈패 골목에서 주먹으로 자라 경쟁 표국의 표사가 된 여자. 입은 험하고 손은 빠르지만, 지키겠다고 한 것은 끝까지 지킨다.
노
노갑수
핵심 인물
만안표국의 마지막 늙은 쟁자수이자 명목상의 국주 대리. 흑풍령에서 살아 돌아왔다고 떠벌리지만, 그의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탁
탁홍매
핵심 인물
만수진 최대 객잔 '십리향'의 주모. 구주상련과도 거래하고 가난한 표국에도 외상을 주는, 누구 편인지 알 수 없는 셈의 달인.
편
편귀수
의문의 인물
변방의 모든 상권을 하나로 묶겠다는 대상련의 총관. 그의 장부에 적히지 않은 것은 이 마을에 존재하지 않는다.
갈
갈추
핵심 인물
구주상련이 내세운 통합전 대표. 누구도 그의 옛 이름을 모르고, 그와 겨룬 표사들은 다시 칼을 잡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