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 성장물
왕관 너머의 빛
작가 아오이 렌
줄거리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 정희연이 미스 유니버스 결선 무대에 선다. 업계의 방해와 편견을 뚫고 여기까지 왔지만, 무대 위에서 그녀를 진짜로 시험하는 건 왕관이 아닌 다른 무언가다.
미리보기
새벽 2시 17분. 서울대 물리학과 302호 실험실에서 헬륨-네온 레이저가 프리즘을 관통했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7개의 색이 스크린 위에 정확한 간격으로 펼쳐졌다. 정희연은 각도기의 눈금을 읽고 노트에 수치를 적었다. 42.7도. 이론값과 0.3도 차이. 오른쪽 검지의 화상 흉터가 볼펜을 쥔 손가락 사이로 드러났다.
실험실에는 형광등 대신 암막 커튼이 쳐져 있었다. 프리즘 실험에 불필요한 광원은 방해가 된다. 희연이 실험 데이터를 기록하는 동안 책상 위 핸드폰 화면이 켜졌다. 알림음은 없었다. 진동도 꺼 두었다. 그래도 화면의 빛이 시야 가장자리에서 움직였다. 프리즘이 만든 스펙트럼보다 그 빛이 더 강했다.
핸드폰을 뒤집으려다 멈췄다. 화면에 찍힌 미리보기. 모르는 번호. '정희연 씨, 당신 어머니의 꿈을 이어볼 생각 없나요? 미스코리아 서울 지역 예선 참가 신청이 다음 주 금요일에 마감됩니다.' 희연의 볼펜이 노트 위에서 멈췄다. 42.7이라고 적은…
등장인물

정미숙
핵심 인물
딸을 '우리 별'이라 불렀던 여자. 미인대회를 2주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남은 것은 낡은 수첩 속 둥글고 부드러운 글씨뿐.

박지우
핵심 인물
전 미스코리아 진. 휠체어 위에서 낡은 수첩을 펼치며 말한다. '같이 해볼래요?' 그 수첩의 절반은 20년 전 세상을 떠난 여자의 글씨다.

정희연
주인공
새벽 실험실에서 빛을 분해하는 물리학자. 20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완주하지 못한 미인대회 무대에, 프리즘 하나를 들고 선다.

한소연
의문의 인물
12살에 첫 성형을 받은 미인대회의 딸. 완벽한 미소 뒤에서 손끝이 떨리는 이유를, 무대 위에서만 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