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심리 스릴러
반려된 이름들
작가 네온
줄거리
낯선 이름의 입주 간병인이 백록가의 닫힌 방으로 들어온 밤, 오래된 저택의 복약 기록과 고용 계약서가 조용히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녀를 기다리는 안주인은 돌봄과 감시의 경계에서, 누구의 기억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한다.
미리보기
22:05. 동쪽 복도의 호출 벨이 내 가슴뼈 안쪽에서 먼저 울린다. 나는 오미주라고 적힌 입주 계약서를 젖은 손바닥에 접어 쥐고 한문오의 방문 손잡이를 잡는다. 백록가의 손잡이는 아직도 차갑다. 처음 만지는 척하기 좋은 온도다.
방 안에서는 산소 냄새보다 오래된 나무장 냄새가 앞선다. 한문오 씨는 침대 위에서 반쯤 비스듬히 누워 있고, 뒤집힌 법복 사진이 협탁 아래로 미끄러져 있다. 회장님, 부르셨습니까. 내 목소리는 근무 첫날용으로 다림질되어 나온다.
등장인물

정해원
주인공
오미주라는 이름으로 저택에 들어온 입주 간병인. 익숙한 계단과 냄새 앞에서도 처음 온 사람처럼 웃어야 하는 그녀의 하루는 첫 호출 벨부터 흔들린다.

백서령
의문의 인물
백록가의 안주인. 그녀는 간병인의 작은 실수까지 다정하게 고쳐주지만, 그 다정함은 항상 한 박자 늦게 덫처럼 닫힌다.

최기문
핵심 인물
백록가의 길과 문을 가장 오래 기억하는 관리인. 그는 질문을 싫어하지만, 질문을 피하는 방식이 늘 너무 정확하다.

한문오
핵심 인물
말을 잃은 백록가의 전 주인. 그의 방에서는 호출 벨보다 먼저 눈꺼풀이 움직이고, 모두가 그 움직임을 못 본 척한다.

오나리
핵심 인물
정해원이 끝내 부르지 못한 이름. 저택의 낡은 기록 곳곳에서 그녀의 흔적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다른 이름 밑에 눌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