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 판타지
활자의 유예
작가 네온
줄거리
파산 직전의 출판사에서 일하는 교정자에게 아직 인쇄되지 않은 내일의 교정쇄가 도착한다. 그녀가 고친 문장들은 사람을 살리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이름을 세상에서 흐리게 만든다.
미리보기
윤서연의 책상 위에는 젖은 골판지 냄새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2026년 8월 3일 7시 12분, 출근 도장을 찍기도 전에 놓인 회색 박스였다. 송장 한쪽에는 M-17이 눌려 있었고, 그 아래의 예정 출고일은 2026년 8월 4일로 보였다. 오늘보다 하루 늦은 날짜였다.
서연은 송장을 손끝으로 문질렀다. 잉크는 번지지 않았다. 박스 안쪽 교정쇄 첫 장 하단에는 아직 인쇄되지 않은 기사 문장이 누워 있었다. 8시 18분 버스 추돌 사고. 사망자 문장 뒤에는 교정부호를 기다리는 것처럼 한 줄의 빈칸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붉은 색연필을 잡았다가 내려놓았다.
등장인물

윤서연
주인공
서연은 문장의 작은 틀림이 사람의 생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교정자다. 어느 아침, 그녀의 책상에 아직 쓰이지 않은 내일의 교정쇄가 놓이면서 그 믿음은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이 된다.

강태오
의문의 인물
태오는 무너지는 출판사를 끝까지 붙드는 편집주간이다. 그는 늘 합리적인 이유를 말하지만, 서연은 그의 침묵이 원고보다 더 많이 고쳐져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임나림
핵심 인물
나림은 망해가는 출판사에서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다. 돈과 일정만 믿던 그녀는 서연의 교정지가 회사 장부보다 무서운 기록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

백우진
핵심 인물
우진은 사라진 노동 기록을 추적하다가 명교정의 이름에 도착한다. 그는 서연을 의심하지만, 그녀가 가장 숨기고 싶은 질문을 가장 정확히 묻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