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궤도(殘留軌道)
하드 SF / 도덕·심리 드라마

잔류궤도(殘留軌道)

작가 니콜라이 세르게예프

줄거리

낯선 행성의 폭풍 속에 남겨진 탐사대원은 산소와 전력, 귀환 궤도가 동시에 줄어드는 시간을 버틴다. 구조선이 다가올수록 그녀가 붙잡아야 할 것은 생존인지, 지구로 보낼 마지막 증거인지 불분명해진다.

미리보기

서윤은 산소 잔량 29시간 10분이 깜박이는 헬멧 안에서 피 냄새 섞인 숨을 들이마시며, 뒤집힌 거주 모듈의 외벽에 코어 샘플 통을 묶었다. 유리 가루 같은 먼지가 장갑 위를 긁고, 금속판은 햇빛을 잃은 칼날처럼 차가웠다. 그녀의 오른쪽 무릎은 충격 이후 줄곧 늦게 접혔고, 늦게 펴졌으며, 그 느린 반응 하나가 그녀를 인간보다 고장 난 장비에 가깝게 만들었다. 외부 수신기는 11분 40초 늦게 지구의 음성을 토해 냈다. 음성은 중간마다 검게 타고, 낮은 잡음 아래에서 누군가의 정중한 문장이 끊어졌다. 서윤은 그것을 문장으로 듣지 않고 수치로 들으려 했다. 산소, 압력, 전력, 로버 배터리 34%, 개인 식수 1.8L. 그러나 숫자를 붙들수록 헬멧 안쪽의 습기는 더 빠르게 흐렸고, 그녀는 자기 숨이 남의 것처럼 탁하게 되돌아오는 소리를 들었다.

등장인물

한서윤

한서윤

주인공

한서윤은 구조를 기다리는 법보다 장비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에 익숙한 탐사대원이다. 남은 산소와 침묵하는 하늘 사이에서, 그녀는 자신이 정말 붙잡고 싶은 것이 목숨인지 임무인지 끝까지 묻는다.

윤태준

윤태준

의문의 인물

윤태준은 수십억 명의 생존 확률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한 사람의 이름을 숫자 뒤로 밀어 넣는다. 그의 냉정함은 잔혹함인지, 무너진 세계가 요구한 마지막 예의인지 쉽게 판정되지 않는다.

강이도

강이도

핵심 인물

강이도는 명령서를 읽고도 마지막 연료 여백을 버리지 못하는 구조팀 리더다. 그는 구조하러 왔다는 말이 거짓이 되지 않도록, 명령과 양심 사이에서 조용히 궤도를 깎는다.

이미라

이미라

핵심 인물

이미라는 지구를 살릴 분자를 찾는 분석관이지만, 데이터 뒤의 숨소리를 지우지 못한다. 그녀가 발견하는 작은 불일치는 한 사람의 생존과 수십억 명의 미래를 동시에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