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 미스터리 / 심리 서스펜스
백록재의 사본(死本)
작가 네온
줄거리
장례식 밤, 오래전 익사로 끝난 줄 알았던 사촌의 죽음이 두 벌의 가계 장부 속에서 서로 다른 얼굴로 되살아난다. 산속 저택에 모인 가족들은 각자 기억을 내세우지만, 누락된 기록은 누군가의 침묵을 끝까지 요구한다.
미리보기
2026-07-12, 17:40. 서윤이 백록재 현관에 들어섰을 때 복도 전등은 꺼져 있었다. 빈소 안 향 냄새만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 복도 끝, 민재의 위패 앞 조등 하나가 낮게 켜져 있었다.
태오는 조문객 명단을 접고 있었다. 검은 정장 소매가 책상 모서리에 닿을 때마다 종이가 반듯하게 밀렸다. 그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말했다. "한서윤 씨, 늦으셨습니다. 가족석은 이미 정리했습니다."
등장인물

한서윤
주인공
서윤은 가족을 떠나 살아남았다고 믿었지만, 장례식 밤 오래된 장부 앞에서 다시 버림받은 아이가 된다. 숫자와 기록만 믿어 온 그녀에게, 가족의 기억은 가장 위험한 증거다.

한태오
의문의 인물
태오는 백록재를 지켜 온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가 닫아 두는 문마다 가족의 숨소리가 작아진다. 그는 서윤이 찾는 기록보다 오래 버틴 침묵의 힘을 안다.

윤재호
핵심 인물
재호는 백록재 아이들과 함께 자랐지만 이제는 그 집의 침묵을 공문서로 마주한다. 서윤에게 그는 조력자인 동시에, 18년 전 밤을 너무 늦게 기억해 낸 증인이다.

한미연
핵심 인물
미연은 죽은 아이의 어머니로서 백록재에서 가장 오래 슬퍼한 사람이다. 그러나 슬픔이 길어질수록, 그녀가 지키려는 기억과 피하려는 기억의 경계가 흐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