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걸 스릴러/도덕 드라마
은혜의 항소(抗訴)
작가 니콜라이 세르게예프
줄거리
첫 1심 승소의 축하가 끝난 밤, 신입 변호사 윤서진은 자신이 믿어 온 기록이 어딘가 어긋나 있음을 발견한다. 침묵과 고백 사이에서, 그의 선택은 법정 밖 사람들의 삶까지 흔든다.
미리보기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승소 선고가 2026-09-24 15:30에 났다는 말은 축하연 내내 유리잔 안에서 작은 금속처럼 굴렀다. 해원 로펌 17층 회의실의 고기 냄새와 식은 샴페인,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아직 귀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윤서진은 혼자 기록실 불빛 아래로 돌아와 천명건설 사건 제출본을 다시 펼쳤다. 그의 소매 끝은 젖은 종이처럼 손가락에 말려 들었다.
한도윤은 조금 전까지 은색 넥타이핀을 손끝으로 누르며 말했다. "서진 씨, 첫 사건은 오래 갑니다. 은혜도, 실수도요." 그 말은 축하처럼 들렸고 경고처럼 남았다. 서진은 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빨리 했다고 생각했다가, 바로 그 생각을 부끄러워했다. 선배님은 자신을 여기까지 끌어올린 사람 아닌가. 그런데 왜 제출본 7쪽을 넘기는 손이 멈추는가.
기록실 문틈으로 들어온 밤공기는 축하연의 열기와 달랐다. 서진은 재킷 단추를 풀고, 제출본 아래 끼워 둔 노란 포스트잇을 조심스럽게 떼어 책상 모서리에 붙였다.
등장인물
윤
윤서진
주인공
가난과 낙오의 공포를 딛고 대형 로펌에 들어온 신입 변호사. 첫 승소 뒤 찾아온 의심은 그가 믿어 온 은혜와 성공의 의미를 흔든다.
한
한도윤
의문의 인물
서진을 로펌으로 끌어올린 멘토이자 해원의 승소율을 떠받치는 선배. 그는 도움과 통제의 경계를 흐리며 후배의 약점을 정확히 짚는다.
장
장미연
핵심 인물
사라진 원본의 위치를 아는 기록관리 담당자. 진실을 지킬 수 있지만, 누군가의 속죄를 위해 자신이 희생양이 되는 일은 거부한다.
백
백태오
핵심 인물
패소 뒤 치료비와 생활비 사이에서 버티는 전직 현장기사. 그는 변호사의 양심보다 자신의 남은 삶을 먼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