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 판타지 / 철학적 스릴러
벽 안의 포식자
작가 니콜라이 세르게예프
줄거리
거대한 벽 안에 갇힌 도시. 벽 너머에서 나타나는 거인들을 토벌하는 것만이 살길이라 믿었던 대장 강서진 앞에, 모든 것을 뒤흔드는 진실이 드러난다. 칼을 든 손이 처음으로 떨리기 시작한다.
미리보기
칼날이 목덜미를 갈랐다. 뜨거운 증기가 강서진의 얼굴을 삼켰고, 그 순간 그녀의 팔뚝을 따라 전해진 것은 뼈를 쪼개는 저항감이 아니라 살을 가르는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 마치 익은 과일처럼, 아니, 그것은 과일이 아니었다. 증기 사이로 무언가 튕겨 올랐다. 은빛 사슬. 칼끝에 걸린 작은 금속판이 딸랑거렸다.
'민재, 7세, 혈액형 A.'
서진은 그 글자들을 읽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뇌가 의미를 거부하고 있었다. 이름표였다. 어린이집에서 아이 옷에 다는 그런 종류의 이름표. 증기의 열기가 뺨을 그슬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피부 아래로 퍼져 나가는 것은 한기였다 — 척추를 타고 올라가 두개골 안쪽을 긁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직전의 공포.
3초. 그 3초 동안 서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발밑에서 거인의 몸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14미터 높이의 살덩이가 증기와 함께 수축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은빛 사슬에 박혀 있었다. 민재. 7세…
등장인물

강서율
핵심 인물
거인이 되어서도 집을 기억했다. 벽돌을 쌓아 5년 전의 집을 만들었다. 삼킨 사람들의 얼굴도 기억했다. 잊을 수 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한유나
핵심 인물
규정과 명령 체계를 신성시하는 토벌대원. 아버지의 비겁함을 거울삼아 완벽한 군인이 되려 한다.

강서진
주인공
벽 안 도시를 지키는 토벌대 대장. 5년 전 잃어버린 동생의 그림자가 그녀의 칼끝을 따라다닌다.

백도현
의문의 인물
벽 안에서 가장 존경받는 의학자. 거인의 비밀을 누구보다 깊이 파고들었으나, 그가 진정 파헤치려는 것은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