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호러 스릴러
퇴사령(退社令)
작가 네온
줄거리
결근이 곧 해고가 되는 사옥에서, 신입사원 이도윤은 밤마다 보이지 않는 퇴사자들과 거래해 아침을 버틴다. 출근권을 얻기 위한 협상이 반복될수록, 회사의 평범한 규정들은 더 차갑고 위험한 얼굴을 드러낸다.
미리보기
나는 8시 50분 출입 게이트 앞에서 사원증을 세 번 찍는다. 화면은 계속 빨갛다. 손목의 끈 자국이 먼저 욱신거린다. 등 뒤 복사기에서는 종이 없이 인쇄되는 소리가 난다. 롤러가 빈 배를 긁는다. 플라스틱 탄내가 혀끝에 붙는다.
게이트 옆 직원들은 내 쪽을 보지 않는다. 보는 법을 모르는 척한다. 회사는 그런 얼굴을 빨리 가르친다. 입사 11일째. 결근 자동해고 처리 시각은 9시 1분이다. 나는 숨을 얇게 들이마신다. 사원증 모서리가 손바닥 살을 파고든다.
등장인물

이도윤
주인공
입사 11일째, 이도윤은 결근 한 번이면 끝나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마다 사옥으로 돌아간다. 그는 겁이 많지만, 겁을 들키지 않는 법만큼은 빠르게 배운 사람이다.

서하린
핵심 인물
서하린은 동기보다 회사의 복도 구조를 먼저 외운 사람이다. 사라진 오빠의 마지막 근무지를 찾기 위해, 그녀는 신입 교육보다 사내 기록의 빈칸에 더 집중한다.

한기준
의문의 인물
한기준은 회사를 사람보다 오래 살아남는 장치로 믿는다. 그는 친절한 말투로 직원의 결근, 불안, 죄책감을 숫자로 바꾸는 데 능하다.

오명숙
핵심 인물
오명숙은 누구보다 오래 사옥을 보아 왔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일한다. 그녀의 카트에는 청소도구보다 오래된 침묵이 더 무겁다.

박무진
핵심 인물
박무진은 밤의 사옥에서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믿는다. 그는 층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적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는 쉽게 말하지 않는다.

문지선
핵심 인물
문지선은 회사 기록에서 퇴사자로 남았지만, 밤의 사옥은 아직 그녀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출근권을 줄 수 있고, 대신 누군가가 기억해 주기를 요구한다.